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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애플에 밀려나던 퀄컴, 이번엔 OpenAI가 손을 내밀었다.

by 지오JEO 2026.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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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14% 빠졌던 주가가, 단 하루 만에 11% 반등했다. 그리고 일요일 밤 오버나잇에서 6.5% 추가 급등. 시장이 무언가에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다.

 

더 이상 '스마트폰 칩 회사'가 아니다.

퀄컴이 뭐 하는 곳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 만드는 회사"라고 답한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정확히는 무선 통신 기술의 원천 특허를 쥐고 있는 회사다. 갤럭시·샤오미 같은 안드로이드 폰 안에 들어가는 스냅드래곤 AP가 대표 상품이지만, 그보다 더 큰 자산은 5G·LTE 표준에 깔린 특허들이다. 전 세계에서 5G 폰이 한 대 팔릴 때마다, 퀄컴에 자동으로 로열티가 들어온다.

문제는, 이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첫째, 애플이 자체 모뎀을 개발해 2027년이면 퀄컴 칩을 완전히 빼버릴 가능성이 크다. 연간 73~78억 달러, 전체 영업이익의 13~17%가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둘째,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셋째, 이를 만회하려고 차량용·IoT·AI PC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시장은 늘 의심해왔다. "정말 메꿀 수 있을까?"

그런데 4월 27일, 그 의심을 흔들 만한 신호가 잡혔다. 애플 분석으로 유명한 밍치궈(Ming-Chi Kuo)가 자신의 SNS를 통해 한 가지 업계 정황을 공유했다. OpenAI가 자체 AI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퀄컴·미디어텍과 칩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양산 시점은 2028년, OpenAI가 노린다고 알려진 출하량은 연 3~4억 대. 같은 날 샘 알트먼이 X에 "OS와 UI를 다시 생각할 때"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장은 이를 일종의 묵시적 인정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물론 OpenAI도 퀄컴도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

 

 

왜 OpenAI는 미디어텍 단독이 아니라 퀄컴까지 골랐을까

여기서 한번 멈춰 서야 한다. 미디어텍은 이미 가성비 AP로 세계 1위다. OpenAI가 스마트폰 양산만 노렸다면 미디어텍 하나로도 충분했을 거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퀄컴을 굳이 같이 끌어들였다. 왜일까?

답은 AI 에이전트가 작동하는 방식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밍치궈는 OpenAI 폰을 "앱이 아닌 작업 중심"으로 묘사한다. 사용자가 "내일 항공권 예약해줘"라고 말하면, 폰이 알아서 처리하는 구조다. 이게 가능하려면 두 가지가 동시에 돌아가야 한다. 가벼운 작업은 폰 안에서 즉시(온디바이스), 무거운 작업은 클라우드로(오프로드). 그리고 이 둘을 매끄럽게 잇는 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퀄컴은 이 모든 걸 한 회사 안에 갖고 있다. 모바일용 NPU(헥사곤), 자체 CPU(오리온), 그리고 핵심은 5G 모뎀이다. 비유하자면 미디어텍은 "튼튼한 자동차 엔진"을 만드는 회사라면, 퀄컴은 "엔진 + 통신 안테나 + 두뇌"를 한 세트로 묶어주는 회사다. AI 에이전트 폰처럼 클라우드와 끊임없이 대화해야 하는 디바이스라면, 모뎀과 NPU의 통합 설계는 단순한 옵션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진입장벽도 단단한 편이다. 5G 표준 필수특허(SEP) 보유량 세계 1위, 4G·5G 모뎀에서 20년 이상 쌓인 노하우, 그리고 퀄컴 칩이 올라간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만 수십억 대가 이미 굴러다닌다. OpenAI가 새 OS를 만들더라도 결국 이 인프라 위에 얹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빠진 자리를 OpenAI가 채울 수도 있다

이게 흥미로운 이유는 타이밍이다.

퀄컴의 FY2026년 1분기(작년 10~12월) 매출은 123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비GAAP EPS는 3.5달러, 차량용 매출은 11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성장. 차량용은 다음 분기 35% 성장 가이던스까지 나왔다.

지금 돈을 잘 버는 회사다.  안정 성장형으로 분류해도 무리가 없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한 꺼풀 벗겨보면 시한폭탄이 있었다. 2027년 가을, 애플이 퀄컴 모뎀을 100% 자체 칩으로 대체할 거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다. 영업이익 = 본업으로 번 돈에서 13~17%가 그대로 증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이 퀄컴을 PER 13~14배라는 낮은 멀티플로 평가해온 이유가 여기 있다. 좋은 회사는 맞는데, 2027년 이후가 안 보였던 거다.

OpenAI 폰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양산 예상 시점이 2028년이라는 점이 묘하다. 2027년 애플 매출이 빠지는 그해 직후, OpenAI 칩 매출이 들어오기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것도 단순 매출이 아니라, OpenAI라는 새 OS 플랫폼의 표준 칩 공급사라는 포지션으로 말이다. 애플이 빼앗아간 자리를, 애플을 위협하려는 회사가 채워주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퀄컴은 영업이익률 25%대를 꾸준히 유지한다. 반도체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라이선스 사업(QTL)에서 나오는 마진이 워낙 좋아서 그렇다.

 

그래도 신경 쓰이는 세 가지

물론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건 이게 아직 루머라는 점이다. 밍치궈가 신뢰도 높은 분석가인 건 맞지만, 과거 그의 예측 중에도 빗나간 사례가 있었다. OpenAI나 퀄컴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시나리오가 가설에 머문다. 4월 27일의 급등이 이 보도에 의한 것이라면, 만약 부인 코멘트가 나올 경우 같은 폭으로 빠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째, 시간차 리스크다. 애플 매출은 2027년부터 빠지는 게 거의 확정이지만, OpenAI 폰 양산은 2028년이라고 알려졌다. 그 사이 1년의 공백이 생긴다. OpenAI 사양 확정이 2026년 말~2027년 1분기로 예상되지만, AI 디바이스 일정은 거의 항상 밀린다. 휴메인 AI 핀, 래빗 R1 같은 선례를 떠올려보면 더더욱 그렇다. 2026년 말에 OpenAI 사양 확정 뉴스가 실제로 나오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셋째, 데이터센터 후발주자 부담이다. 퀄컴은 AI200을 2026년, AI250을 2027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사우디 휴메인(HUMAIN)에 200MW 공급 계약은 따냈지만, 엔비디아가 이미 AI 추론 시장의 대부분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따라잡는 게임이다. 카드당 768GB LPDDR 메모리와 전력 효율이 차별점으로 거론되지만, 실제 고객 도입 속도는 2026년 하반기부터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4월 29일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매출 가이던스가 처음 구체적으로 공개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숫자를 지켜봐야 한다.

정리하자면, 퀄컴은 이렇게 볼 수 있다.

변신은 이미 진행 중이고, 숫자로 일부 증명되고 있다. 차량용 +35% 가이던스, 사상 최대 분기 매출, 사우디 데이터센터 계약. "스마트폰 회사"라는 단순한 라벨은 점점 유효성을 잃어가고 있다.

2027년 애플 공백을 OpenAI가 메울 가능성이 떠올랐다.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던 시나리오에 대한 잠재적 답이 4월 27일 등장했다. 다만 아직 공식 확인 전 단계라는 점은 잊으면 안 된다.

PER 13~14배는, 변신 시나리오가 반영되기 전 가격이다. 컨센서스 12개월 목표가 $160 내외는 OpenAI 협업 보도 이전 숫자다. 만약 보도가 사실로 굳어진다면, 애널리스트들이 이 시나리오를 모델에 반영하면서 멀티플이 다시 매겨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부인된다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2028년 양산까지는 갈 길이 멀고, 그 사이 변수도 많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4월 27일 이전과 이후의 퀄컴은, 시장에서 다르게 읽힐 수 있는 회사가 됐다.

 


이 글은 종목 추천 글이 아닙니다.

공부와 기록을 목적으로 작성된 개인 의견이며, 투자에 대한 모든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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