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아저씨가 붐을 일으켰던 몇 년 전에 샀던 포스코홀딩스가 오늘 하루에만 12% 가까이 오르며 반등할 위치에 왔다. 1월 초 30만원 아래에서 출발한 주가가 4월 말 47만원 부근까지 왔다. 단순한 차트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IB 한 곳이 이 회사를 보는 눈을 바꿨고, 그 배경에는 2년 동안 묻혀 있던 한 숫자가 있다.
8년을 묻어두고 기다린 회사
포스코홀딩스를 한 줄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철광석으로 쇠를 만들어 파는 회사? 절반만 맞다. 2022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 이 회사의 정체성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은 철강에서 번 돈으로 리튬·니켈·양극재 같은 배터리 소재 산업 전체를 짓고 있는, 일종의 8년짜리 자원 펀드에 가깝다.
시장이 이 회사를 다시 보기 시작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UBS가 이 회사를 보는 눈을 바꿨다. 4월 27일, UBS는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렸다. 투자의견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핵심은 리튬 사업 가치 재평가다. 기존 64억 달러였던 것을 94억 달러, 약 13.8조원으로 다시 매겼다. 한 분기 만에 30억 달러가 더 붙었다.
둘째, 그 배경이 된 숫자가 결정적이다. 4월 27일 기준, 배터리급 탄산리튬 가격이 톤당 17만 7,500위안을 찍었다. 2년여 만의 최고치다. 2022년 11월 정점에서 89% 폭락한 뒤 시장이 다 외면했던 광물이, 다시 가격표를 받기 시작했다.
셋째, 철강 본업도 단단하다. 2025년 철강 별도 영업이익은 1조 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8% 늘었다. 매출은 줄었는데 이익은 늘었다. 원가 혁신이 통했다는 뜻이다.

콜라겐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심는다
기존 한국 배터리 산업의 가장 큰 약점은 분명했다. 양극재까지는 잘 만드는데, 핵심 원료인 리튬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사다 썼다. 미국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통해 "중국산 광물 들어간 배터리는 보조금 없다"고 선언한 순간, 한국 배터리 회사들은 다 같이 진땀을 흘렸다.
여기서 포스코홀딩스가 8년 전에 둔 한 수가 빛을 보기 시작한다. 2018년, 이 회사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광권을 950억원에 사들였다. 그리고 추가 탐사로 매장량이 처음 추산의 6배인 1,350만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포스코그룹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전기투석 기반 리튬 추출 기술은 부원료 회수와 재이용이 가능해 유지관리비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다른 회사들이 리튬을 시장에서 사 와서 가공만 한다면, 포스코홀딩스는 광산부터 양극재 공장까지 그룹 안에서 다 해결한다. 채굴-정제-소재-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완성형 밸류체인. 한국에 이걸 갖춘 회사는 포스코홀딩스 하나뿐이고, 글로벌로 봐도 미국 알버말(Albemarle) 정도가 비교 대상이다.
본업은 단단한데, 단기는 흔들린다
이 회사가 지금 돈을 벌고 있는지부터 보자. 분류는 명확하다.
🟢 안정 성장형 + 성장 베팅형의 결합.
2025년 연결 매출 69조 950억원, 영업이익 1조 8,270억원, 순이익 5,040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6% 수준. 한 줄로 정리하면, 본업으로 돈은 분명히 벌고 있는데 이익률은 낮다는 뜻이다.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다. 표면적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그림은 다르다. 철강 본업(별도 기준)은 오히려 영업이익이 20.8% 늘었다. 본업이 잘 돌아가는 와중에 발목을 잡은 건 자회사들이었다. 포항 3FINEX 가동 중단 같은 자산 손상차손, 건설 자회사의 일회성 손실, 이차전지소재 신규 공장의 초기 가동비용이 4분기에 한꺼번에 반영됐다.
영업이익률 2.6%는 분명 낮다. 하지만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고 리튬이 매출로 잡히는 2026년 하반기부터는 그림이 달라진다는 게 시장의 베팅이다.
흥미로운 건 UBS의 경고다. UBS는 매수 의견을 내면서도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고, 2분기까지는 어려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도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 단기와 중장기를 갈라서 보는 시각이다.

이 시장은 어디까지 커질까, 그리고 신경 쓰이는 두 가지
리튬 생산 로드맵은 구체적이다.
2026년 9.6만톤 → 2030년 42.3만톤. 4월 말 가동을 시작한 살 데 오로 1단계는 초기 가동률 60%로 출발해 하반기 풀가동을 목표로 한다. 4월 7일에는 캐나다 리튬사우스로부터 옴브레 무에르토 노스 염호 광권을 6,500만 달러(약 950억원)에 인수 완료했고, 이를 통해 아르헨티나 내 총 자원량은 1,500만톤, 전기차 7,000만 대분이 됐다. 판매처는 SK온과 3년간 최대 2.5만톤의 장기공급 계약으로 이미 잡혔다.
여기에 4월 20일에는 인도 JSW스틸과 10.7조원 규모의 일관제철소 합작투자도 체결했다. 단기 자금 부담은 있지만, 글로벌 철강 수요 성장의 핵심 시장에 깃발을 꽂은 셈이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다.
리튬 가격 변동성이다. 지금은 2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지만, 2022년 11월 581위안에서 작년 6월 59위안까지 89% 폭락한 전력이 있다. 이번 반등이 추세인지 단기 급등인지는 6개월은 더 봐야 한다. 월별 탄산리튬 가격, 이 숫자를 지켜봐야 한다.
또 하나는 1분기 실적이다. 4월 30일 잠정실적 발표가 곧 있다. 시장 기대치를 얼마나 밑도느냐, 그리고 회사가 제시할 사업 계획이 어떤 가이던스를 담느냐가 단기 변동성을 결정한다. 건설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적자 폭이 두 번째 모니터링 포인트다.

결국 포스코홀딩스의 매력은
① 철강이 받쳐주는 동안 리튬에 8년을 베팅했고, 그 회수가 바로 지금 시작됐다. 4월 27일 리튬 가격 2년 만의 최고치, 같은 날 UBS의 리튬 사업 가치 30억 달러 상향 — 우연이 아니다.
② 미·중 공급망 갈등이 깊어질수록, "중국 외 지역에서 리튬 캐는 한국 회사" 라벨의 가격은 올라간다. 포스코홀딩스는 사실상 그 라벨을 가진 유일한 회사다.
③ 단기는 흔들릴 수 있다. UBS조차 1~2분기 부진을 인정했다. 그래도 8년을 묻어둔 광산이 드디어 가격표를 받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것, 그게 이 회사를 다시 봐야 하는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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