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스페셜티케미컬 · 매출액·영업이익 추이
단위: 억원 · 2023~2024 IFRS별도, 2025 IFRS연결
02000400020231,175-6120243,32114220254,11516매출액영업이익4,114억.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2025년 매출이다. 1년 전보다 24% 늘었다. 그런데 그 밑에 붙은 영업이익은 16억. 마진으로 따지면 0.4%다.
숫자만 보면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는 장사다.
이상한 건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4년엔 영업이익 142억, 이익률 4.3%까지 찍었다. 1년 만에 이 숫자가 이렇게 주저앉았다.
근데 이게 정말 나빠지고 있는 걸까
재무제표를 좀 더 열어보면 답이 나온다. 이 회사, 설비에 쓰는 돈(CAPEX)이 2023년 117억에서 2025년 709억으로 6배 넘게 뛰었다. 빚이 자본에 비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부채비율 그래프도 200%에 육박한다.
투자활동으로 나간 현금이 2025년 한 해에만 689억이다. 그 돈을 메우려고 재무활동으로 609억을 끌어왔다. 빚을 내서 뭔가를 짓고 있다는 그림이다.
문제는 이게 정상적인 성장통인지, 아니면 진짜 위험 신호인지다.

뭘 짓고 있길래 이러나
답은 최근 컨퍼런스콜에 있었다. 이 회사는 9월 말까지 '마더플랜트' 시운전을 마치고, 4분기부터 정기공급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지금 150톤인 기반설비는 이미 500톤 규모로 구축해놨다. 자금은 보유현금과 국민성장펀드로 충분하고, 유상증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여기서 짓는 게 황화리튬이다.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원료(고체전해질 원료)로, 지금 매출은 대부분 고객사가 성능을 테스트해보는 평가물량이다. 진짜 돈이 되는 상업 양산 매출은 27년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붙을 예정이다.
그럼 이 투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닌가.
여기서 이수가 쥔 패가 하나 있다
이 회사는 황화리튬을 KBR과 공동개발했다. 연속식 공법에 유리해서 손잡았다고 한다. 기술 기여도는 이수가 80%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KBR 기술을 사서 쓰는 구조가 아니라서 로열티나 지식재산권 분쟁 소지가 없다는 뜻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도요타나 이데미츠 같은, 황화리튬 특허를 오래 쥐고 있던 회사들과 이 기술은 계통 자체가 다르다. 향후 특허 분쟁 리스크가 낮다는 이야기다. (다만 기술 유출 우려로 전체 특허를 출원하지 않고 부분특허로만 대응 중이라는 점은, 뒤집어 보면 아직 완전히 방어된 상태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은 매장을 여는 단계가 아니다. 공장 골조를 올리는 단계다. 이 골조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이익률로 이 회사를 평가하는 게 오히려 성급하다.
고객사도, 원료도 준비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를 준비하는 완성차 업체 대부분은 지금 충돌테스트를 끝내고 주행테스트 단계에 있다. 국내외 7개사가 이수의 밸류체인에 순차 편입 중이며, 가장 빠른 곳은 내년 3분기 양산개시(SOP)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3~4개월 공급이 잠시 위축됐던 건, 공정을 롤프레스 방식으로 바꾸는 여파였다는 설명도 있었다.
원료 쪽도 손을 쓰고 있다. 황화리튬을 만들려면 전처리한 리튬이 필요한데, 이걸 자체 생산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공정 부산물로 쓰던 황화수소(H2S)도 자체 기술로 값싸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대형 리튬업체나 정유사가 이 시장에 들어와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중이다.

그래서 이수는 어떻게 될까?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 성장에 크게 베팅하는 회사 쪽이다. 지금 숫자로만 보면 이익률이 초라하지만, 그 이유가 설비투자에 있다는 게 재무제표와 컨콜 내용에서 같이 확인된다.
지켜볼 숫자는 명확하다. 9월 말 마더플랜트가 계획대로 돌아가는지, 4분기 정기공급이 실제로 시작되는지. 그리고 올 하반기 중 결정된다는 황화리튬 글로벌 스펙 표준에 이수의 기술이 얼마나 부합하는지도 관전거리다.
리스크도 분명하다. 이 회사는 2021년 국책과제 당시 27년까지 2,500톤 규모 공장을 그릴 수 있다고 봤다. 지금은 규모도, 시점도 줄었다. 전고체 시장 자체가 업계 전반에서 예상보다 늦게 오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부분특허로만 방어해온 기술에서 실제 분쟁이 불거지거나, 가장 빠르다는 고객사의 SOP가 다시 밀린다는 소식이 나오면, 이 글에서 짚은 전제 하나가 흔들린다.
지금 이수가 쥔 건 아직 숫자가 아니라 기술이다.
그 카드가 진짜 패로 바뀌는 첫 순간은 9월, 마더플랜트가 처음 돌아갈 때다.